학과소식
제목 | 이찬희 동문, 인사이트코리아 인터뷰 | ||||
---|---|---|---|---|---|
첨부파일 |
|
등록일 | 2025-04-02 | 조회수 | 648 |
이찬희 동문, 인사이트코리아 인터뷰
2025-04-02
-
등록된 파일이 없습니다.
“경제계 종사자는 창의력 발휘하되 법과 원칙 지켜야”
[이찬희 동문. 출처: 인사이트코리아]
“경제계 종사자는 창의력을 발휘하되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법이 과거가 중심이라면 경제는 미래에 방점이 있죠. 이 두 분야가 이인삼각 경기처럼 서로 속도를 맞춰야 해요. 법의 이상과 현실 경제가 보조를 맞출 때 우리 사회가 발전합니다.”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찬희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요즘 ESG 얘기를 많이 하는데 ESG도 결국 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면에서 경제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도 경영, 준법 경영, 지속가능 경영도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일종의 포장지일 뿐 시대의 흐름에 맞는 원칙을 지키는 경영을 강조한 개념들이죠.”
그는 “법조인은 엘리트 그룹이지만 우물 안 개구리 같다면 경제인은 우물 밖 넓은 세상이 활동무대”라고 말했다.
“경제계는 거의 매일 새로운 변수가 출현하고 그 변수 탓에 기업이 갑자기 망하기도 하고 흥할 수도 있는 그런 전쟁 같은 하루하루를 경제인들은 살아가더군요. 그 과정에서 이들이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 동력을 제공한다고 봅니다.”
“법 조 출신 정치인, 생계형으로 변질돼 국민 신뢰 못 받아”
이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수료 후 곧바로 변호사의 길에 들어섰다.
“초등학교 시절 링컨 대통령 전기를 읽고 변호사라는 직업의 세계를 알게 됐죠. 그때부터 변호사에 대한 꿈을 키웠습니다.”
그는 “그랬기에 사법시험 출신으로서는 최연소로 변협 회장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거쳐 그는 2019년 쉰 넷에 대한변협 회장을 지냈다. 남북으로 분열됐던 미국을 재통합한 제16대 미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2015년 미국 정치학자들이 뽑은역대 최고의 대통령이기도 한다. 링컨은 조세·특허 전문변호사였다.
“링컨도 법관·검사의 길을 가지 않고 업무 영역이 훨씬 넓은 변호사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저 역시 조직에 얽매이기보다 자유와 창의에 기반한 삶을 살고 싶었어요. 다만 링컨 대통령과 달리 저는 정치인의 길은 가지 않았죠.” 이 변호사는 양심적 병역 거부, 간통죄 등의 위헌 소송 당시 직간접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로스쿨 도입에 반대했지만 도입 후엔 로스쿨 정착을 위해 애썼다. 변호사로서 외길을 걸어 변협 회장을 지냈지만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 대법관후보추천위원, 스폰서검사사건 특별검사팀 특별수사관 등을 맡았고, 정치권에서 영입 제의도 받았다.
서울대 로스쿨에서 예비 법조인들을 상대로 법조윤리를 강의했고, 올 봄부터는 연세대 로스쿨에서 법조윤리를 가르친다.
법조인의 직업윤리의 핵심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법조인의 업무는 공익성을 기반으로 합니다. 변호사는 원칙과 정의를 지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해야 합니다. 법조윤리의 기본이죠. 변호사법 1조가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한다’입니다.”
법조 출신 정치인이 많고, 대통령도 여럿 나왔습니다. 차기 대통령도 법조인이 될 가능성이 큰데요. 법조 출신 정치인의 금도가 뭐라고 보나요?
“정치인의 가장 큰 덕목은 대화를 통한 설득과 타협입니다. 정치의 기본이죠. 그런데 법조인은 판결의 승패, 유무죄 여부 등 이분법적인 사고에 익숙해요. 법조인도 정계에 들어가면 정치인이 되어야죠. 정치인 중에서도 올바른 정치인이 돼야 합니다. 그런데 소명으로서의 정치보다는 직업으로서의 정치에 빠져 생계유지형 정치인으로 변질되기에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죠. 법조 출신 정치인은 원칙을 지키면서 동시에 올바른 정치인이 돼야 합니다.”
그는 현실에서는 법조 출신 정치인들이 자신의 직업적 베이스를 버리지 못하고 고소·고발을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의 본질인 설득과 타협보다 사법부나 검찰의 판단을 받으려 드는 거죠. 바로 정치의 사법화입니다. 더욱이 양질의 법조인뿐 아니라 문제적인 사람들이 다수 정계에 진입해 우리 사회를 양극단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 변호사님의 성정이 정치와는 잘 안 맞겠다 싶습니다.
“무엇보다 현실 정치에 참여하면 절반의 사람을 잃게 되는데 저는 적을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가 양극단으로 나뉜 탓에 어느 한쪽을 택하면 다른 쪽과는 사실상 척을 져야 해요. 저는 그렇게까지 해서 일신의 영달을 추구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알고 지내는 분들과 생을 마감할 때까지 관계를 지속하고 싶어요. 사람을 가장 좋아하고, 살면서 가장 중시하는 게 사람들과의 인연이에요.”
그는 자신이 개인적인 건 잘 안 바꾸는 사람이라고 털어놓았다. 집 이사를 하지 않고, 머리는 30여 년째 신림동에서 고시 공부하던 시절 처음 찾은 미용실에서 깎는다.
단골 미용사는 그가 처음 머리를 깎으러 갔을 때 보조미용사였다. 원장님이 된 미용사는 지금도 그에게 처음 찾았을 때 받은 액수의 미용료를 받는다.
“우리 사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선진국 비해 취약”
대통령 탄핵 심판 등 중요한 재판에서 왜 전문성이 있는 법률가들도 의견이 갈립니까?
“원칙이란 누구나 옳다고 생각하는 상식입니다. 그 원칙이 규범력을 갖추도록 성문화해 놓은 게 법률이죠. 상식은 우리의 양심으로 알 수 있습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는 <소년이 온다>에서 양심에 대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거’라고 했어요. 그런데 사익을 좇느라 법조인으로서의 양심을 덮어버리는 거죠.”
한국 사회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취약합니다. 일반론이지만, 정부가 바뀌더라도 전 정부의 좋은 정책은 유지했으면 합니다. 대통령은 5년 임기 동안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파악한 후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나중에 평가받을 수 있는 일을 하면 좋겠어요.”
소통과 화합에 대한 이 변호사님 나름의 철학이랄까 노하우가 뭔가요?
“우선 상대방의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 과정에서 상대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죠. 사람은 자기 이야기를 충분히 하다 보면 저절로 고충이 해소될 때도 있거든요. 갈등적인 상황에서는 양쪽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본 후 절충점이 있을 경우 절충을 시도합니다.”
이 변호사는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등 여러 조직의 리더를 맡았다.
2023 새만금세계잼버리 실패에 대해선 가장 큰 원인으로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셨더군요. 이찬희의 리더십 스타일은 어떤 건가요?
“섬김의 리더십입니다. 말을 하려 들지 않는 사람을 포함해 모든 구성원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저는 마지막에 말합니다. 리더가 먼저 말을 하면 다른 사람의 말들이 매몰돼 버려요. 그래서 모두에게 말할 기회를 준 후, 마지막에 의사결정을 할 땐 확고한 결단을 합니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정이 되도록 하기 위해 고민하고요. 절대적으로 옳은 의견도, 절대적으로 잘못된 의견도 없다고 생각해요. 리더십을 발휘해 사람들의 장점을 융합할 뿐 완벽하게 이상적인 리더도 없죠.”
그는 객관적인 행복과 주관적인 행복 중 주관적인 행복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권력이나 부의 크기는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잣대가 있습니다. 그러나 주관적으로는 작은 만족으로도 행복감을 맛볼 수 있죠. 저는 신은 공평하기에 누구에게나 행복과 불행의 양을 똑같이 부여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플러스적인 행복과 마이너스적인 불행을 합치면 총량이 0이 되죠.”
모태 기독교 신앙인인 그는 자신의 행복론의 기초는 성경이라고 덧붙였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데살로니가전서 5장 16~18절)’. 저의 인생 모토예요.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겁니다.”
그는 연세대 법학과를 나와 모교에서 법학박사과정을 이수했지만 최종학력이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졸업이다. 사회복지사이고, 사케 소믈리에 자격증이 있다. 와인 소믈리에, 커피 바리스타 자격증도 땄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고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자칭 오지라퍼. 현직은 법무법인 율촌 고문이다.
웃음치료사이기도 한 그는 2016년 ‘따뜻한 변호사 이찬희가 전하는 행복론’이라는 부제를 달아 에세이집 <이변입니다!>를 냈다. 그는 이변이 없지만 동시에 이변이 가능한 세상을 꿈꾼다. 이 책엔 ‘내 사랑 서영주’라는 제목의 글이 실려 있다. 글 서(書), 영화 영(映), 술 주(酒). 술에 대한 지론은 ‘소통과 행복의 메신저’다. 폭탄주를 돌릴 때 그는 이런 단골 멘트를 한다.
“술을 마시면 간을 버리고, 폭탄주를 마시면 몸을 버리고, 술을 마시지 않으면 사람을 버립니다.”
“법 조인, 의사 등 전문직 독점력 AI가 일거에 무너뜨려”
얼굴경영학 전공자이기도 한데, 링컨이 “남자는 40대에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지라”고 했지 않습니까?
“우선 지금은 성평등 시대라 링컨이 살았던 19세기처럼 ‘남자는’이라고 하면 안 됩니다. 그 시대의 40대는 지금의 80대에 해당해요. 그러니까 이렇게 재해석할 수 있죠. ‘죽기 전에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지라. 살아온 모든 이력이 얼굴에 남는다.’ 나이가 들면 근육이 뼈에 붙다시피 해 얼굴 표정도 고착이 됩니다. 반면 젊어서는 화가 나도 웃을 수 있죠. ‘40대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보다 제가 더 좋아하는 링컨의 어록은 ‘사람은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입니다. 제가 주장하는 주관적 행복론의 근거이기도 하죠.”
버킷 리스트가 뭔가요?
“평생 변호사로서 의뢰인을 대리했습니다. 어찌 보면 간접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60세에 심야식당을 차리고, 65세부터 5년 간 사회복지기관에서 사회복지사로서 봉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올해 환갑인데 지금 하는 일을 정리 못해 심야식당의 꿈은 날아갔죠. 율촌 정년이 65세인데 정년퇴직 후엔 일 년의 절반을, 국내든 해외든 타지에서 한 달 살이를 해 보려 합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들을 만나 그분들의 삶을 글로 정리해 보고 싶은 꿈도 있어요.”
인공지능(AI) 시대 변호사의 경쟁력은 뭐라고 보나요?
“융합하는 능력입니다. 예를 들어 법률과 인문을 융합할 수 있어야죠. 교수, 법조인, 의사 등 전문직은 그동안 전문용어의 독점, 높은 진입장벽 덕에 먹고 살았는데 AI가 이 독점력을 일거에 무너뜨렸습니다. AI가 접근하기 어려워 가장 늦게까지 인간의 무대로 남을 영역이 저는 융합이라고 생각해요.”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한국전쟁 이래 최초로 부모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것이 확실시됩니다. 이들 미래세대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습니까?
“스스로 행복하면 행복한 세상이 됩니다. 해 보고 싶은 일, 행복감을 맛볼 일을 열심히 하세요. 저는 큰 목표를 정한 후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 않았습니다. 매 순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고, 그렇게 최선을 다하는 과정 자체가 어떤 성취보다 행복했어요.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입니다.”
[기사 바로가기]
삼성준법감시위원장 맡고 있는 이찬희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인사이트코리아]
이전글 | 2025학년도 신·편입생 오리엔테이션 성료 2025-03-05 |
---|---|
다음글 | 등록된 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