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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칼럼
명쾌하고 재미있는 칼럼! 무심코 지나쳤던 생활에 느낌표를 던진다!
작은 생각의 전환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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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맛은 쓰기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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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차문화경영학과 송해경 교수입니다. 신록이 푸른 5월을 햇차가 나오는 계절입니다. 오늘은 차의 맛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차를 처음 마시는 분들 표정을 보면 어떤가요? 그리 밝은 표정은 아니죠. 특히 어린이들에겐 영 아닌 듯합니다. 톡 쏘는 탄산의 강함이나 사탕 같은 달콤함도 없고, 쓰기조차 하니 금방 얼굴을 찡그리죠. 요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예절과 다도 수업을 하는 곳이 많습니다. 학생들에게 처음 차를 우려 주면서 ‘차 맛이 어떠냐’고 물으면, 너도나도 “써요” “맛이 없어요” 라고 합니다. 그런데 짧은 시간이지만 차를 우려 마시는 차예절을 배우다 보면 아이들의 태도가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수업 중에 여러 잔의 차를 마시게 되는데, 수업이 끝날 때쯤 선생님이 “여러분 차맛이 어때요?” 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맛있어요”, “향기가 좋아요”, “단맛이 나요”, “처음에는 썼는데 지금은 달아요”라고 대답합니다. 이건 어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쓴 차가 어떻게 꿀맛 같은 차로 바뀌었을까요? 차는 다양한 맛을 함께 느끼게 해주는 아주 드문 식물입니다. 차는 오미를 기본으로 떫은맛과 감칠맛을 더함으로써 더욱 오묘한 차만의 고유한 맛을 냅니다. 다성(茶聖)으로 불리우는 당나라 육우(陸羽)는 그의 저서『다경』에서 차의 맛을 “철고인감(?苦咽甘)”이라고 하였습니다. 즉 ‘마실 때(?)는 쓰지만, 목(咽喉)을 넘길 때는 달콤(甘)하다’는 뜻입니다. 이런 오묘한 맛은 바로 차의 다양한 성분 때문입니다. 첫째, 차에서 쓰고 떫은맛을 내는 성분은 카테친과 카페인, 사포닌 등입니다. 이 성분들은 모두 수용성이어서 뜨거운 물에 아주 잘 우러납니다. 단맛을 내는 성분에 비해 쓰고 떫은맛을 내는 성분이 많기 때문에 처음에 쓰게 느껴지는 것은 아주 당연합니다. 둘째, 차에는 설탕처럼 달콤한 맛을 내는 당류도 적은 양이지만 포함되어 있고, 무엇보다 단맛과는 다른 감칠맛(달다름한 맛)을 내는 아미노산 성분이 20여 가지나 들어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데아닌 성분은 차의 첫 쓴맛이 지나간 다음, 혀와 목에 달큼한 맛을 오랫동안 남게 합니다. 이 데아닌 성분이야말로 철고인감의 차 맛을 내는 아주 중요한 성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데아닌은 어린잎에 많이 들어 있어서, 어린잎으로 만든 차일수록 달달한 맛이 많이 나고 고급차에 속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리고 비싼 차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느 정도 자란 잎으로 만든 보통 차에는 우리 몸에 좋은 카테친과 같은 항산화제 성분이 훨씬 더 많이 들어있으니까요. 그런데 차의 미묘한 맛을 내게 하는 데는 또 다른 요인이 더 있습니다. 자연의 신비라고 밖에 할 수 없겠지만 서로 다른 맛 성분들이 혼합되면 맛 상호간에 서로 영향을 미쳐 대비, 억제, 상쇄, 변조 현상이 일어납니다. 맛의 대비효과란 서로 다른 맛이 혼합되었을 때에 강한 맛이 더욱 강해지는 것으로 단팥죽에 소금을 넣으면 더 달게 느껴지는 것과 같습니다. 맛의 억제효과는 대비효과와는 달리 주된 맛이 약해지는 것으로 커피에 설탕을 넣으면 쓴맛이 단맛에 의해 억제되는 것 또는 신과일에 설탕을 넣었을 경우에 과일이 달게 되는 것입니다. (맛의 상쇄효과는 2가지를 섞으면 각각의 맛을 상실하는 것, 그리고 맛의 변조는 한 가지 맛을 느낀 직후에 다른 맛을 정상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현상입니다.) 차의 철고인감 경우에는 이 중에서도 억제효과(Inhibitory Effect)가 중요합니다. 카테친과 카페인이 내는 쓴맛이 데아닌의 억제효과에 의해 점점 없어지고, 데아닌의 달콤한 맛이 느껴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쓴맛과 단맛이 서로 대비되면서 데아닌의 달큼한 맛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차의 이러한 맛의 비밀을 알고 나면 차의 쓰고 떫고 달고 짠맛이 모두 귀하게 느껴집니다. 만약 쓰고 떫은맛은 없고, 감칠맛과 단맛만 있다면 그 차맛이 좋을까요? 아마 들쩍지근한 설탕물과 다를 게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차맛의 비밀이 우리 인생의 맛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고난과 역경의 쓰고 떫은맛이 지나야만 즐겁고 행복한 감칠맛을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 처럼 말이죠. 쓰고 떫은맛이 있었기에 달고 감칠맛을 더욱 느낄 수 있고, 힘들고 괴로운 시기가 있었기에 조그만 행복에도 감사하고, 고난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어버이날, 스승의 날, 어린이날, 챙길 날이 참 많은 달인데요, 그만큼 주변 사람들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달이기도 합니다. 차 한 잔 나누는 작은 행복에서 인생의 더 큰 힘을 찾는 뜻깊은 달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녹차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5월, 바야흐로 차의 계절입니다.
차가 가진 다양한 맛을 통해 차의 매력을 새롭게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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