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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터뷰-박찬영 정보수사계장(경찰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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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5-12-04 조회수 2382

인터뷰-박찬영 정보수사계장(경찰학과 3학년)

201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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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영 계장님 사진



캐리어를 든 여행객들이 바삐 오가는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21일 국내선 청사에 소재한 김포공항경찰대에서 처음 만난 박찬영 정보수사계장은 "한눈에 기자를 알아봤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최근 IS의 파리 테러 등으로 공항 내 긴장도가 부쩍 높아져서일까, 혹은 수사 경력 20년 이상의 연륜이 녹아있어서일까. 웃는 얼굴 속에 날카로운 눈썰미가 엿보였다. 파리 테러 이후 긴장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 계장의 답은 다음과 같았다.


"하루 유동인구 10만명, 매일 10만명을 책임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죠."


그의 말처럼, 김포공항경찰대는 공항청사의 안전을 종합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1970년대 내무부 치안국 소속 외사분실로 시작해 1986년 김포공항 폭탄 테러 사건 이후 확대 개편, 현재는 서울경찰청 직할 경찰대로서 공항의 든든한 지킴이로 손색 없이 활동하고 있다.


김포공항경찰대 박찬영 정보수사계장은 원광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에 3학년으로 재학 중이다. 


흔히 공항 보안이라고 하면 대테러 업무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김포공항경찰대에 주어진 업무는 일반 시민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게 박 계장의 말이다.


"서울경찰청 직할 경찰대이다보니 김포공항만큼은 일선서와 분리돼 공항경찰대가 전담 마크하고 있어요. 공항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저희 일이죠. 공항경찰대가 잠시라도 손을 놓으면 공항청사는 무법지대가 될 겁니다."


실제 항공안전을 위한 대테러 합동조사를 비롯해 항공위해물품에 대한 법적 판단, 이미 이륙한 항공기 내 폭행·소란 사건의 사후 처리, 공항 내 상주기관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동시다발적으로 처리하는 곳이 공항경찰대다. 일반인들에겐 단순히 목적지로 가기 위해, 또는 목적지에 도착해 잠시 스치는 공간이 공항이지만 공항경찰대에겐 언제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모르는 생동감 넘치는 공간인 것이다.


평화로워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늘 다양한 사건이 쉴 한 사건이 쉴 틈 없이 발생하는 김포공항, 올해 불거진 김포공항 사설 주차행업자들의 이권 다툼은 공항경찰대가 해결한 대표적 사건 중 하나다.


"올 초부터 사설 주차대행업자들의 이권 다툼에 조직폭력배가 동원된 정황이 포착됐어요. 이에 그치지 않고 조폭들이 조직 운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사업에 진출하는 조짐까지 보여 수사에 착수했죠."


박 계장은 6명의 팀원들과 함께 장기간의 동향 파악과 첩보 수집 기간을 거쳐 결국 이권 다툼의 핵심 피의자 13명을 적발해냈다. 수사 형사로 지내온 이력을 숨길 수 없는지, 사건을 설명하는 그의 표정에 일순간 생기가 돌았다.


"피의자들을 제대로 적발하지 못했다면 자칫 김포공항에서 조폭들의 조직 자금줄이 생길 수 있었죠. 아마 조폭들에겐 김포공항을 전담 마크하는 수사기관이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주지 않았을까요."


사실 수사 이외의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공항경찰대의 특성상 경찰대 내부에 전문 수사인력이 많은 편은 아니다. 이 때문에 소속 경찰들의 수사 교육은 20년 이상의 수사 경력을 보유한 박 계장이 전담하고 있다.


"당연히 공항경찰대의 가장 관심사는 뭐니뭐니해도 '안전'이라는 두 글자죠.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수사 업무만 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김포공항경찰대의 하루는 매우 바쁘게 돌아간다. 김포공항의 첫 비행기 이륙 시간인 6시부터 마지막 비행기 이륙 시간인 오후 11시까지 하루 17시간의 스케줄이 꽉 차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보수사계의 경우 비행기 주기장과 계류장, 활주로, 경항공기 지역 등 총 17㎞를 매일 순찰해요. 순찰 구역 내에 외부에서 침투한 흔적이 없는지, 재해를 대비한 방호시설은 흐트러짐이 없는지. 순찰은 겉으론 드러나지 않아요. 하지만 한 순간이라도 소홀하면 수십 년간 지켜온 평화가 단숨에 무너지고 말죠."


박 계장의 말처럼, 지난 1986년 김포공항 폭탄 테러 이후 김포공항에서 단 한 차례의 테러도 추가로 발생하지 않은 것에는 보이지 않는 업무를 매일 꾸준히 수행해온 공항경찰대의 노고가 크다.


여기에 공항공사와 항공사 등 상주업체 직원들과의 교류도 안전사고나 테러 방지를 위한 공항경찰대의 상시적 업무에 해당된다.


"함께 근무하고 있는 상주업체나 다른 국가기관과의 교류와 소통은 공항의 안전을 위해 공항경찰대 소속 경찰들에게 요구되는 직무사항 중 하나예요. 다른 기관과의 원활한 소통이 위해첩보 수집을 비롯한 중요한 정보활동으로 이어지죠."


이뿐만이 아니다. 아울러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사람이 다녀가는 공항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사사로운 시시비비라도 공항경찰대의 손을 거치는 사건이 수두룩하다.


"사실 음주나 위해물품 소지 등으로 인한 항공기 탑승 거절, 항공기의 지연 출발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 문제, 주차요금 시비 등은 경찰업무 외의 사항이에요. 하지만 이 같은 문제도 결국 경찰에 해결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또 공항 내부에서 발생하는 미아, 가출인, 치매노인 등도 경찰의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이죠."


결국 A부터 Z까지 공항 내외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여과 없이 접할 준비가 돼 있어야만 공항경찰대로서의 역량을 갖췄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힘든 부분도 많아요. 일부 민원인들의 경우 경찰 업무 이외의 사항을 요구하면서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폭언을 하거나 진정을 넣기도 해요. 일종의 감정노동이죠."


그러나 박 계장은 분야의 구분 없이 이뤄지는 공항경찰대의 다양하고도 고된 업무에 조금도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히려 권력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이 느껴진다는 게 김포공항경찰대의 업무에 대한 박 계장의 평가였다.


"김포공항경찰대의 업무 목표 중 하나는 공항 이용객의 만족과 보호예요. 경찰로서 어디에 근무하든 내가 가진 권한과 여건을 토대로 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 한다는 것, 내가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 모두가 그로부터 보람을 느끼죠.“


이처럼 국민에게 봉사하는 경찰로서의 마인드를 가진 그는 2012년 김포공항경찰대로 온 직후 CCTV가 전무했던 공항청사 진출입로에 CCTV 설치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공항 이용객들이 어떤 점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 지적하는 것도 공항경찰대의 업무라고 생각해요. CCTV 설치도 그런 생각의 연장선이었죠. 공항 이용객들이 분실물을 잃어버리면 CCTV를 통해 이용객의 동선을 추적해 찾아주는데, 공항청사를 드나드는 택시에 물건을 놓고 내리면 기존엔 CCTV가 없거나 노후해 추적이 어려웠어요. 이 때문에 관계부처에 공문을 보내고 CCTV 설치 위치 선정부터 기종 선택까지 공항경찰대에서 적극적으로 나섰죠."


하지만 박 계장은 이러니저러니 해도 20년 이상의 수사 경력을 보유한 형사 출신이다. 30대 중반까지 형사과에서 강력사건 수사를 했고, 지능범죄수사팀 근무 이력도 있다. 사기, 배임, 횡령 등 경제사범은 물론 공안사범과 공직비리, 보이스피싱사범 등 다양한 분야의 수사 경력을 갖춘 그에게 공항경찰대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을까.


박 계장은 그에 관해선 단호하게 'NO'를 외쳤다. 살아온 과정에서 공항에 대한 애정을 빼놓을 수 없다는 게 스스로에 대한 그의 평가다. 늘 공항을 지켜보며 자라온 그에게 김포공항은 동경의 대상이자 마음의 고향과도 같았다고 한다.


"태어날 때부터 김포공항에 인접한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서 태어났어요. 학교도 공항중학교를 나왔죠. 늘 김포공항과 비행기를 보면서 자랐어요. 옛날엔 조그마했던 김포공항이 점차 커지고 변화하는 모습을 매 순간 지켜봐온 셈이죠. 지금은 누구나 값을 지불하면 비행기를 탈 수 있지만, 예전엔 비행기는 특별한 사람만 타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동경하는 마음이 있었고, 경찰이 되고 나서도 한 번 쯤 공항 근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어왔어요."


1986년 처음 경찰 생활을 시작한 그는 그렇게 2012년 지원을 통해 비로소 동경하던 공항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그에게도 한 가지 아쉬움은 있다.


"경찰 내부에서조차 공항경찰대는 일선 경찰서에 비해 근무하기 쉬운 곳이라는 선입견이 있더군요. 저도 수사 경력이 짧지 않지만 제가 와 보니 전혀 근무하기 쉬운 곳이 아니었어요. 역할이 과소평가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범죄 척결이 단순한 경찰의 이미지가 되고 범인 검거 실적이 곧 평가 척도가 되다보니, 상시적인 안전 유지를 담당하는 공항경찰대는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공항이라는 곳의 특성상 한 번 테러 등이 발생하면 대형 사건이 발생하는 셈이죠. 이를 막기 위해 매일 고군분투하지만, 아무 일도 없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큰 성과라는 것은 모두가 인식하지 못해요. 거기다 일부 악성 민원인들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만만찮죠.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지만, 쉬운 일을 한다는 편견은 없어졌으면 해요."


조금은 섭섭한 점을 그렇게 토로한 박 계장. 그러나 여전히 하루 10만 명의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에는 변함이 없다.


"초등학생 시절 선생님이 장래희망을 물었을 때 경찰이라고 답한 기억이 나요. 선량한 시민을 보호하는 일이 너무나 멋지게 느껴졌거든요. 그리고 지금, 하루에 10만 명이나 되는 선량한 시민들을 보호하고 있으니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요?"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 여전히 수많은 인파가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내렸다. 분주하고도 평화로운 생기가 가득했던 이날, 박 계장을 비롯한 김포공항경찰대의 보이지 않는 노고는 여전히 그치지 않고 이어졌다.



[관련기사 바로 가기]

[경찰창설70년 형사를 말하다⑧]김포공항경찰대 박찬영 정보수사계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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