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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음식 속, 숨은 이야기를 마주하다 -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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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5-06-23 조회수 4058

음식 속, 숨은 이야기를 마주하다 - 2편

2015-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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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wdu인 한방건강학과 한복선 교수
음식 속, 숨은 이야기를 마주하다. 2편
음식에 담긴 삶, 추억, 사람을 이야기하는 미식 작가, 한복선

[1편]에서 이어집니다.


음식 시집을 2편 출간하셨어요. 두 권 다 제목이 특별해요. 어떤 의미인가요?

1집은 『밥 하는 여자』에요. 집에서도 밥하고, 밖에서도 가르치면서 밥을 하고, 글을 쓰는 것도 밥을 한다는 의미에서 제목을 이렇게 붙였어요. 그러니까 결국 저와 제 직업에 대해 쓴 거예요. 이번에 출간한 2집 제목도 『조반은 드셨수』에요. 결국은 ‘밥’이거든요. 밥 안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잖아요. 건강이나 인간관계나 생명이 밥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어요.
밥은 물질적이면서도 정신적인 부분이 크잖아요. 어머니들도 늘 ‘아침은 먹었니?’하고 묻고, 사람들과 인사할 때도 ‘아침을 드셨어요?’하고 묻지요. 전부다 밥을 챙기는 거죠.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막내아들에게 유언처럼 ‘조반은 드셨수’ 하시는 거예요. 그 때가 오후였는데 말이죠. 그것을 2편의 제목으로 삼았어요.

시집에 어떤 내용을 담고 싶으셨나요?

이 책은 감성적인 시인이 아니라 음식연구가가 쓴 책에요. 결국 ‘음식이란 무엇인가’를 감성적인 측면에서 쓴 거죠. 우리 삶 안에서의 음식을 이야기하는 거예요. 결국 음식은 배려나 마음 아니에요? 정말로 음식을 해보고, 고민도 해보면서 음식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을 안 사람, 또 누군가를 위해서 음식을 만들어봤던 사람, 그런 사람들은 이 책을 보면서 절감할 수 있을 거예요.
일반 문인들이 소재를 사용하듯이 저는 그것을 음식 안에서 찾는 것이지요. 한편으로는 대단히 고민하지 않는 시라고도 할 수 있어요. 항상 마음 안에 가지고 있던 감정과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상식적인 이야기도 있지만 대부분에 아버지, 어머니와의 추억에 대한 감정도 녹아 있어요. 또 음식은 결국 생명을 먹는 일이잖아요. 생명을 먹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 많이 들어 있지요. 그렇지만 사람은 일단 먹고 살아야 하니까 생명을 먹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이 책 안에 있지요. 그리고 음식 안에 담긴 예절도 담았어요. 예전의 말들을 보면 아름답고 부드러운 내용이 많아요. 옛날 어른들은 아무리 자식이라도 반말하지 않잖아요. 말씨라는 것이 어머니로부터, 또 환경으로부터 배워지는 것인데, 음식 속에 이런 예절과 가족, 어머니에 대한 것들을 담은 거예요.
그래서인지 독자들이 책을 보는 관점도 조금씩 달라요. 어머니들은 음식 만드는 법을 아주 세밀히 보고, 예절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예절을 살펴보고요. 또 음식인문학적인 측면에서 상식이 는다는 독자들도 있고요.

음식 시집을 내야겠다고 결심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내 나이에 맞추어진 일이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나이가 들면서 눈도 어두워지고, 돋보기를 써야 하고, 오래 서서 하는 작업도 힘들어지죠. 집에서 밥을 하거나 가르치는 일도 할 수는 있지만 사실 쉐프 같은 직업인으로서는 하기가 어렵지요. 그래서 요즘은 저를 음식 연구가, 그리고 미식작가로 소개해요. 그게 제가 음식을 계속 하는 방법이지요.
음식이나 말은 그 자리에서 달아나 버리지만 글은 남겨지고 전해지거든요. 옛날에는 레시피만 썼다면, 지금은 제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음식을 대하는가에 대해 글로 쓰죠. 글이 아니면 남길 수가 없어요. 제가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은 일은 글쓰기이죠.

집 안에 들어간 그림도 직접 그리셨다고요?

책에 들어간 표지나 삽화 모두 제가 그린 그림들이에요. 민화를 취미 삼아 그리기 시작한 게 15년 가까이 되었어요. 취미로 일주일에 한 번씩 가서 배우고, 또 숙제를 주면 열심히 하고. 재미있으니까요. 이렇게 하다 보니 제 시에도 넣게 됐네요. 사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참 좋아했어요. 대학교 때는 유화를 그렸는데 소질은 없었어요. (웃음) 그래도 좋아하니까 계속 했죠. 또 궁중음식연구원에서 발표를 할 때는 병풍이 꼭 필요하거든요. ‘빌리지 않고 내가 그려보겠다’고 시작한 것이 이제 병풍 열 폭짜리도 그릴 수 있게 됐지요.

교수님의 추억 속 음식, 베스트 음식은 뭔가요?

아무래도 어머니께서 해 주셨던 튀김 음식이 가장 기억이 나요. 어머니 고 황혜성 교수는 신세대 워킹맘이셨어요. 그래서 저희 자녀들을 독립적으로 알아서 하도록 키우셨어요. 집안의 모든 일들은 공동 작업이었고 물건도 네 것, 내 것의 구분이 없었어요. 늘 집에는 손님들이 많이 오셨고 음식도 많이 했는데, 음식하는 것도 공동작업이었죠.
어머니는 밖에선 궁중음식을 가르치지만 집에서는 여럿이 푸짐하게 나눠먹을 수 있는 음식을 하셨어요. 특히 일본 교육을 받으셨기도 해서 채소 튀김, 덴푸라(てんぷら)를 많이 먹었어요. 다른 집에서는 기름을 굉장히 절약할 때였는데, 우리 집은 기름을 아끼지 않으셨지요. 또 도시락 반찬으로 우엉 볶음 같은 걸 많이 싸주셨거든요. 흔히 김치 국물 흐르는 도시락을 이야기하는데, 저는 기름이 흘러서 책이 늘 기름에 절여졌던 기억이 나네요. (웃음) 그래서 저는 지금도 기름 음식, 튀김, 볶음 음식들이 좋아요. 아마 어머니가 해 준 음식이라 더 추억에 남아 있겠지요.

식품영양학, 외식경영학, 약선음식, 그리고 시까지 계속 끊임없이 공부하고 변화하시는 것 같아요.

이제껏 일을 하다보면 ‘내가 이것을 해야겠다’는 것보다 주위 환경에 따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주위 환경은 늘 변화해요. 그것을 빨리 캐치해서 공부를 시작하면 어느덧 10년이 흐르는 거예요. 같은 음식 일이지만, 매번 다른 형태의 공부를 계속 하는 것이죠.
젊을 때는 학원을 했는데, 생계라고 할까요. 마케팅적인 것을 무시할 수 없잖아요. 내가 아무리 내 사무실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유지가 안 되면 안 되는 거죠. 그래서 ‘어떻게 해야 이 학원이 잘 갈 수 있는가’ 고민하다가 외식경영학을 공부하겠다고 결심해서 학교도 가게 됐죠. 약선음식을 공부한 것도 마찬가지로 일을 하다보니 필요해진 것이었고요.
저희 어머니께서는 저를 '용두사미'라고 했어요. 하하. 제가 뭐든지 ‘하겠다, 배우겠다’고 했거든요. 별별 것을 다 배웠어요. 그런데 어른이 되니까 그게 음식 안에 다 붙여지는 거예요. 그럼 그것을 오래오래 하는 거죠. 세월이 그렇게 짧지 않더라고요. 길더라고요. 그렇게 길게 하는 거예요. 길었어도 잠시인 것 같잖아요. (웃음)

마지막으로 본교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사회변화를 잘 감지해야 해요. 한방건강학과를 졸업했다거나 차(茶), 미용 등을 전공한 후, 그 상황에서 ‘내가 진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랄까요. 나만의 전문적인 분야를 찾는 거예요. 그리고 꾸준히 하는 거죠. 정말 본인만의 전문성을 가지려면 그 분야를 적어도 20년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 시간 속에서 가장 탄탄한 전문성이 나오니까요. 그러다 보면 ‘변화를 줘야하겠다’는 흐름이 보여요. 내가 느끼지 않아도 매스컴이나 주변 상황들을 통해서 흐름을 감지할 수 있지요. 전문성이 있으면 그런 흐름을 적절하게 응용하고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내가 해야 할 것과 내가 안 해야 할 것을 잘 구분하시면 좋겠어요. 너무 힘든 것을 억지로 하려고 하면 인생이 힘들잖아요. 항상 내가 가장 즐거워야 하니까. 나를 가장 위하는 사람은 나에요. 내가 힘들면 ‘나’가 힘든 것이고, 내가 가장 즐거우면 ‘나’의 즐거움이지 ‘남’이 즐거운 게 아니거든요. 남을 보여주기 위한 것은 없어요. 헛것이죠.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아이고, 힘들고 고달프다. 왜 삶이 이럴까’ 이런 생각이 아니라 조금 업(UP)할 수 있는 생각, 한번 바꿔보는 생각, 뒤집어서 돌려 보는 생각 말이에요.
그래서 자신 안에서 이뤄지는 일들을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했으면 합니다. 전 사방이 고마운 사람들뿐이에요. 마치 나를 위해 존재해 주는 것처럼. 언니 한복려 선생님에게 전통 음식과 문화에 대해 자문을 구하고, 동생 한복진 교수에게 학교 일과 관련한 정보를 얻고, 함께 음식을 하는 사람들에게 또 배우고. 항상 고마워요.
다들 현재 본업이 있을 텐데, 퇴근해서 저녁마다 공부하려니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시험까지 봐야 하니 더 힘들죠. 그래도 어떤 즐거움이 있으니까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모두 용기를 가지시길 바라요.

교수님, 즐겁게 사셔서 동안이신 것 같아요.

철이 없어요. (웃음) 나잇값을 하려고 하면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모두 즐겁게, 감사한 마음으로 사셨으면 좋겠어요.

[1편] 보러가기


밥하는 여자, 조반은 드셨수 책표지, 조반은 드셨수 중 한복선 교수님이 직접 그리신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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